[우주와 생명나무] 서문 : 만물이론을 찾아서 > 오컬트화학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오컬트화학

우주와 생명나무 [우주와 생명나무] 서문 : 만물이론을 찾아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우주나무 댓글 0건 조회 5,074회 작성일 16-06-07 22:41

본문

Read: 808, Vote: 16, Date: 2004/12/24 00:04:37 , IP: 220.93.126.13
글 제 목 [우주와 생명나무] 서문 : 만물이론을 찾아서
작 성 자 문성호



서 문 

만물이론을 찾아서 


잃어버린 에덴 


전설에 따르면, 신은 아담이 신성실락(神性失樂)한 후 신성을 다시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카발라의 가르침을 주었다고 한다.

“카발라는 처음 에덴동산(Paradise)의 신지학(神智學)파를 형성하고 있던 선택된 천사들에게 신이 직접 가르쳐 준 것이다. 신성실락이 일어난 후에, 천사들은 타락한 땅의 아이들에게 그들 본연의 숭고함과 지복의 상태로 되돌아올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자 최고의 자비를 베풀어 이 하늘의 가르침을 전달하였다.” (「베일 벗은 카발라」, 5~6쪽) 

이때의 천사는 보통 ‘라지엘(Ratziel)’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름은 ‘하늘과 신의 비밀 영역을 주관하는’ 지고한 신비의 천사라는 의미이다. 라지엘은 천계와 지상의 비밀들을 엮어 한 권의 책을 만들었고, 그것을 아담에게 전수했다. (그러나 이 책은 비밀문자로 기록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판독이 불가능하였고, 지금은 내려오지 않는다.) 그 후 이 신비한 가르침은 아담에게서 노아에게로, 그리고 아브라함에게로 전해졌다. 카발라의 가르침은 매우 신중하게 구전(口傳)되었지만,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부분이 아득한 옛날에 상실되고 말았다. 


새로운 아틀란티스 


오랜 신화의 시대가 저물고 이성의 시대가 밝았다. 17세기 서양에서는 계몽주의 사상과 과학혁명의 영향으로 신학과 자연철학이 분리되기에 이르렀으며, 이에 따라 자연은 신의 존재여부나 그 의지와는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운행되고 있다는 생각이 점차 폭넓은 지지를 얻게 되었다. 이런 물심(物心) 이원론적 사고방식은 데카르트(1596~1650)를 지나 데이비드 흄(1711~1776), 루소(1712~1778), 칸트(1724~1804)와 같은 사상가들을 통해 더욱 공고해져 갔으며, 우주는 점점 기계적이고 무미건조한 그 무엇으로 변해갔다. “이 책에는 신이 없군.”하고 어떤 왕이 라플라스(1749~1827)의 천체역학에 관한 책을 보고 물었을 때, “나의 책에는 신이 필요 없습니다.”라고 응수했던 라플라스의 우주관에는 더 이상 신은 설 자리가 없었고 그것은 그대로 현대의 우주관으로 이어졌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현실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나서, 그 덕에 인류가 한층 편리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게 되리라는 기대 또한 산업사회 전반을 통하여 인류의 의식 속에 널리 퍼졌다. 이러한 과학적 낙관주의의 전형은 데카르트와 동시대를 살며 근대 과학정신의 초석을 놓았던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의 저서에 잘 나타난다. 그는 세계 최초의 공상과학소설 「새로운 아틀란티스」에서 과학이 가져올 세계에 대한 구상을 펼쳐보였는데, 그 내용은 인간의 지식과 힘에 대한 확신, 기술과 과학문명에 대한 무한한 신뢰, 진보에 대한 낙관과 희망 등으로 가득 차 있다. 베이컨은 과학을 통해 인류가 타락하기 이전 에덴동산에서 누렸던 은총의 상태 및 그에 수반되는 능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었으며, 과학의 목표가 “인간이 처음 창조되었을 때 가졌던, (태초의) 주권과 능력을 되찾아주는 일”이라고 선언하였다. 「피타고라스의 바지」, 174쪽 
흥미롭게도 베이컨이 상상한 소설 속 많은 과학적 예언들이 오늘날 대부분 실현되었으며, 그런 점에서 적어도 베이컨과 베이컨의 추종자들이 꿈꾸었던 과학적 유토피아는 어느 정도 달성된 듯이 보인다. 


통일 이론의 꿈 


한편 다른 한 무리의 과학자들은 또 하나의 유토피아를 꿈꾸었는데, 그것은 베이컨의 유토피아가 주로 기술적인 성취를 그리고 있는데 반해 추상적인 수와 기하로 이루어진 수학적 이상향이었다. 

“성서의 에덴동산으로부터 아담과 이브가 추방되었듯이, TOE 물리학자들은 우주의 역사를 본래 완전한 상태로부터의 쇠퇴로 본다. 그리고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그러하듯, 그들은 이 최초의 <은총>의 상태로 되돌아가기를 열망한다. 그것은 그들의 수학적 에덴동산인 것이다.” (「피타고라스의 바지」 242쪽) 

이들은 자연에 대한 아담의 원천적 지식을 인류에게 되찾아준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여기서 TOE란 Theory of Everything 즉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말하는데, 만약 이 만물의 이론을 알게 된다면 이 궁극의 이론으로부터 우주의 모든 현상과 법칙들을 유추해내거나 설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만물의 이론은 18세기 이후 과학이 밝혀낸 자연의 여러 힘들을 하나의 통합된 수학적 서술형태로 설명하려는 시도로 나타났으며, 로저 보스코비치(1711~1787)와 마이클 패러데이(1791~1867), 맥스웰(1831~1879), 아인슈타인(1879~1955) 등이 TOE 물리학자의 주요한 계보를 이었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상대성이론으로 유명해진 아인슈타인이 그의 나머지 생애 40년을 오로지 이 통일장이론의 발견을 위해 집착을 보였던 일도 이제는 널리 회자되는 전설 같은 이야기로 남아있으며, 아인슈타인의 뒤를 이어 가장 뛰어난 석학중의 한명으로 존경받는 불굴의 과학자 스티븐 호킹은 현재도 이 만물의 이론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만물의 이론은 아직 완성된 꿈은 아니지만, 이 시대 최고의 과학자들이 함께 꿈꾸고 있는 물리학의 성배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학과 종교 


그런데 만물이론을 향한 이러한 TOE 물리학자들의 꿈과 노력은 근대 산업화와 과학혁명의 과정에서 멀어져 갔던 절대신의 존재를 인간들의 마음속에 다시금 불러들인다. 아인슈타인이 고백했듯이, 통일장이론의 추구는 창조의 과정을 주관했다고 믿어지는 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인간의 아주 기본적인 욕망에서 비롯되었다. 다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TOE 물리학자들은 신을 필요로 하지 않았던 라플라스와는 달리 우주의 운행과 창조 과정의 배후에 작용하는 어떤 모종의 섭리로서의 신을 인정하였다. 이 점에 있어서는 근대이론과학의 선구자격인 17세기말의 뉴턴(1642~1727)도 마찬가지였다. 

“데카르트의 자연철학과는 반대로, 뉴턴의 자연철학은 신이 우주의 섭리적 설계자인 동시에 그 적극적이고 자비로운 감독자라는 믿음에 기초해 있었다.” (「피타고라스의 바지」 138쪽) 

뿐만 아니라 뉴턴은 그의 자연철학 자체가 진정한 고대종교를 광범하고 철저하게 재발견하는 일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보았으며, 나아가 이 진정한 종교는 본래 신이 노아에게 계시한 것이었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그 원형적인 그리스도교에는 세계에 대한 진정한 지식이 들어 있었을 것이며, 뉴턴은 그 지식이 노아로부터 모세에게로, 그리고 그로부터 이집트인들과 고대 그리스인들 특히 피타고라스와 플라톤에게로 전해졌으리라고 믿었다. 뉴턴의 궁극적 목표는 그 사라진 아담의 지식을 되찾는 일이었으며, 그의 개인적 노트는 그가 자신을 개척자가 아니라 신이 인류에게 주었던 고대 지혜의 복원자로 여겼음을 보여준다. 「피타고라스의 바지」, 140~141쪽 

뉴턴은 근대 과학 성립의 최고 공로자였지만, 정작 그 자신은 고대 지혜의 마지막 수호자와 같은 태도를 보였다는 것은 과학사에 있어 하나의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사실 종교와 과학이 대립해 온 역사는 일반적으로 느끼듯이 그렇게 길지 않다. 지금처럼 첨예하게 종교와 과학이 상호 대척점에 서서 용호상박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3, 4백 년도 되지 않은 일로서 인류의 전체 역사를 놓고 볼 때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이다. 게다가 베이컨의 과학적 유토피아가 오히려 인간성을 파괴하고 자연을 훼손하는 등 온갖 부작용을 양산하고 사회윤리적인 측면에서도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그리고 과학의 지속적 발전이 신학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들까지 하나둘 건드리기 시작하면서 근래에는 새로이 과학과 종교의 연결을 모색하고자 하는 흐름들이 유행처럼 생겨나고 있다. 이 책도 바로 그러한 시도중의 하나이다. 둘은 근본에서 하나였으므로, 언젠가는 다시 하나의 틀 안에서 다룰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면 잘못된 바램일까? 마거릿 버트하임에 따르자면, 과학 그중에서도 물리학의 대두는 그리스도교적 피타고라스주의로부터 태동한 것이다. 


신비한 통합 


“즉 우주는 신의 창조물이며 우주가 주조된 수학적 틀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물리학자의 과제라는 말이다. 오늘날 스티븐 호킹을 위시한 물리학자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는 것은 바로 이처럼 근본적으로 피타고라스적인 꿈이다.” (「피타고라스의 바지」 208~209쪽) 

피타고라스는 오늘날 모든 과학의 기초가 되는 수리물리학의 시조이다. 이 책에서 피타고라스는 종교와 과학을 연결하는 중요한 가교역할을 하는데, 그는 신화의 시대와 이성의 시대가 겹치는 경계영역에 존재했던 보기 드문 위인이었다. 고대 오리엔트의 모든 종교를 섭렵하기도 한 피타고라스는 또 그만의 만물이론을 갖고 있었으며, 따라서 관점에 따라서는 TOE 물리학자들 훨씬 이전에 이미 만물이론의 탐구는 시작되고 있었다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더 오래 된 만물이론 역시 다루게 될 텐데, 그것은 바로 에덴동산의 중심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어떤 신비한 나무와 관련된 이야기다. 어떻게 전설속의 한 상징물이 현대의 만물이론과 놀랍도록 공통된 모습을 보일 수 있는지, 그 상관관계의 비밀을 헤쳐 드러내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목적이다. 운이 좋다면 독자들은 이 신비한 통합의 여정 속에서, 아인슈타인이 그토록 바라마지 않았던, 신의 마음을 흘낏 들여다보는 행운을 잠시나마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우주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그리고 왜 존재하는가? 이제 여기 천지창조의 이미지가 담겨져 있는 놀라운 인류의 숨은 유산을 통해, 고대인들이 지녔던 뛰어난 통찰력과 현대의 그 누구도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장엄한 우주의 진면목을 동시에 느껴보도록 하자. 지금 물리학자들이 광활한 우주 속에서 찾아 헤매는 ‘성배’는, 어쩌면 처음부터 에덴동산에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2,469
어제
5,433
최대
6,218
전체
1,318,169

그누보드5
Copyright © woojunamu.com All rights reserved.